「로미오와 줄리엣」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션 임파서블」. 이름만 듣고도 누구나 『아…』하는 탄성을 낼 만한 세계적 고전이나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다. 고전과 영화는 광고세상으로 넘어오면 감상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패러디의 대상으로 탈바꿈한다. 소비자에게 친숙한 장면을 따와 광고에 활용하면 그만큼 광고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 삼성전자 매직스테이션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패러디했다. 장동건과 김희선을 주인공으로 첨단 컴퓨터인 매직스테이션과 중세의 영국을 연결시켰다. 삼성의 「사이버 로미오와 줄리엣」광고에서는 두 사람을 갈라놓은 장애물이 매직스테이션의 동영상 통신으로 말끔히 사라지고 원작과는 달리 행복한 결말을 보게 된다. 오비라거의 「저 사람이 먹는 맥주」광고는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나오는 멕 라이언의 오르가슴 연기를 재미있고 실감나게 패러디했다. 박중훈과 최종원이 오비라거를 마신 뒤 그 맛에 어쩔줄 몰라하며 「비어가슴」을 느낀다. 이를 훔쳐보던 아가씨가 웨이터에게 『저 사람이 먹는 맥주 주세요』라고 주문하는 것이 그대로 닮았다. 보안산업체 에스원의 세콤광고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서 톰 크루즈가 미 중앙정보국(CIA)에 침투하는 장면을 따왔다. 도둑이 된 명계남과 김승우가 보석집을 털기 위해 천장에서 줄을 타고 침투하는 것. 최근에는 타사의 광고를 따온 광고도 등장해 패러디에 성역이 없게 됐다. 한국세이프티웨이의 백미러광고는 삼성 명품TV의 문구를 변형한 『숨어있던 사각을 찾았다』는 카피를 사용했다. 〈이 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