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사람만큼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민족도 드물다. 이들은 평소에도 파티를 자주 여는 등 인생을 되도록 즐겁게 살려고 애쓴다.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톨릭 국가인 이 나라 학교에서는 해마다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휴가때면 축제를 열어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학부모까지 초청해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축제일은 단순히 먹고 즐기는 날이 아니다. 5월에 열린 리스본의 발사시나 사립학교의 개교기념일 축제 「학교에서의 하루」. 학생들은 아프리카 앙골라의 전통의상과 분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중국의 사자춤놀이 등 세계 각국의 민속공연을 선보였다. 이는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과거 세계적인 해양국가였던 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 또 교내에는 학생들이 미술시간에 준비한 그림과 조형물을 전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가장 인기를 끈 것은 모의 TV토론회. 운동장에 대형 TV모형을 설치하고 학생들이 출연, 깨끗한 학교만들기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12학년 디아고(17)는 토론에서 『학교 주변에 설치된 쓰레기통이 너무 작아 늘 쓰레기가 넘쳐 학생들이 아무리 청소해도 효과가 없다』며 『리스본시 당국에 교체해 주도록 건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뒤 학교측은 시청에 공문을 보내 쓰레기통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 학교 교장인 발사시나 3세는 『학교축제는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교육의 장』이라며 『학생들은 축제를 통해 정규 수업시간에 배울 수 없는 많은 것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리스본〓홍성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