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통해 스포츠 중계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KBS의 「몸부림」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월드컵 지역예선 중반까지 MBC의 단독중계로 기선을 제압당한 KBS는 뒤늦게 월드컵 바람몰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4일에는 프랑스 현지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올스타전과 조추첨식 등을 생중계하며 이를 계기로 이미 끝난 유럽 지역의 예선 경기를 묶어 1일부터 5일까지 「가자 16강으로―98월드컵 축구 유럽예선 시리즈」(밤11.40)를 편성했다. 올스타전은 KBS1과 SBS, 중계료가 없는 조추첨식은 TV 3사가 모두 중계한다. ○…KBS가 독점권을 따낸 TV 중계권료는 20만달러(약2억4천만원). 내년 6월에 열리는 월드컵 전야제가 포함된 값이다. 또 유럽지역 예선 4경기의 구입가격은 경기당 평균 3천5백달러(약4백20만원) 수준이다. KBS측은 『달러 위기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 10월 중계권료 협상을 담당하는 대행사와 계약을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1달러라도 모으자는 시점에 국민의 시청료를 받는 공영방송의 20만달러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올스타전과 조추첨식의 생중계는 불가피했다고 해도 다른 4경기를 묶는 「끼워팔기식」 편성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이때문에「세계의 창」「KBS 네트워크 기획」「수요 다큐멘터리」등 4편의 다큐물이 무더기로 결방됐거나 될 예정이다. 가을개편 당시 『이 시간대는 다큐멘터리 아워』라며 공영성 강화의 사례로 꼽았던 KBS의 주장이 무색해진다. 스포츠 이벤트를 둘러싼 TV 3사의 진흙탕 싸움도 여전하다. 지난달 30일 KBS와 MBC가 이란―호주전을 경쟁적으로 생중계했다. 지난 10월 TV 3사의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과열경쟁을 자제해 전파와 외화의 낭비를 막기로 한 방송협회 차원의 합의가 휴지조각이 되고 있는 셈이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