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후보들의 미디어 선거 비용은 얼마나 들까. 대선의 「매체 유세」는 후보와 연설원 연설, 방송과 신문 광고 등. 후보와 연설원 연설은 후보별로 TV와 라디오 각각 22회, 방송 광고는 30회까지 할 수 있다. 신문 광고는 70회. 우선 TV연설 비용은 1회당 KBS가 2억8천6백만원이고 MBC가 3억6천7백만원, SBS가 3억1천9백만원이다. YTN은 7천2백만원. 라디오는 6천만(MBC)∼1천만원(BBS). 현재 이회창 한나라당후보는 방송연설을 모두 73억9천만원어치를 예약했고 김대중 국민회의후보의 예약금액은 76억8천6백만원.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는 원래 81억원어치를 신청했으나 자금부족으로 10일까지 잡혀 있던 TV와 라디오 연설을 모두 취소했다. 군소 후보의 예약 비용은 권영길 51억, 허경영 34억, 김한식 9억, 신정일 14억원어치다. 방송 광고는 TV와 라디오를 통한 1분짜리 정치 CF. 방송사마다 비용이 다르다. TV의 경우 KBS는 1천8백40만원, MBC는 3천6백30만원, SBS는 3천3백만원이다. 라디오는 KBS 1백16만원 MBC는 4백62만원. KBS의 광고가가 상대적으로 싼 이유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유효득표율 10%가 넘는 후보에게 지원하는 금액과 동일한 수준으로 산정했기 때문. KBS의 한 관계자는 이 대목에서 『시청률을 비교해도 우리가 낮을 이유가 없는데 상대사들의 상업적 속셈이 노골적』이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회창후보는 TV광고의 경우 KBS 15회, MBC 9회, SBS 6회를 계약했다. 라디오까지 포함한 금액은 10억여원. 김대중후보도 KBS 14회, MBC 11회, SBS 5회 계약했다. 금액은 역시 이후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인제후보는 광고방송도 선금을 마련하지 못해 하나도 계약하지 못했다. 신문 광고는 동아일보를 비롯해 조선 중앙 등 3사가 같은 금액을 받기로 합의했다. 후보별 금액은 70회를 모두 사용할 경우 40억원선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후보들의 매체유세비용은 최대 1백30여억원선. 여기에 광고 제작비나 인건비 등을 더하면 1백4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금액은 선관위가 발표한 법정선거비용 3백10억4천만원의 절반 수준. 물론 거리유세 등의 비용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편 방송사는 「선거 특수」는 누리면서도 수시로 일어나는 돌발 상황에 편성 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선관위가 연설시간의 변경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인제후보처럼 연설을 취소할 경우 20분짜리 프로를 바로 준비할 수도 없고 같은 날 다른 후보의 연설 시간과도 바꿀 수 없어 편성변경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 또 MBC는 3일 방영한 이회창후보 연설 20여분 전에 타결된 국제통화기금(IMF)협상 결과를 뉴스 특보로 긴급편성하지 못해 내부에서 갈등이 일기도 했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