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옛 애인을 만나고 있다면 분노하지 않을 남편이 얼마나 될까. 삼성연극앙상블이 15일부터 공연하는 「열애기」속의 남자도 당연히 그러하다. 출근할 때는 정장을 하지만 집에서는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방바닥을 뒹구는 평범한 30대. 그러나 앰하게 당하는 아내는 기가 막힐 뿐이다. 대학 때야 우수에 젖은 표정으로 세상만사에 대해 고뇌하는 옛 애인이 멋있어 보였지만, 과거는 과거고 지금은 집 한칸 장만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가 아닌가. 여기에 여전히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에만 빠져있는 무능력한 옛애인이 폐인이 되어 나오고, 제 식구는 끔찍이 생각하는 기둥서방과 열정적 창녀가 등장한다. 사랑에는 여러가지 색깔과 형태가 있다는 것이 젊은 연출자 김광보의 생각. 장우재 극본, 오달수 노진원 김지선 등 출연. 내년 2월1일까지 화∼목 오후7시반, 금 오후4시반 7시반, 토일 오후3시 6시 혜화동연극실험실. 02―3672―6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