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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대출회수 2개월 연기…韓銀선 금융권 11조 지원

입력 | 1997-12-13 07:23:00


모든 국내 은행들은 13일부터 기업에 대한 기존 대출금의 회수를 당초 만기일에서 최소 2개월씩 연기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의 자금시장 마비로 부도위기에 몰렸던 기업들이 최소한 「흑자부도」는 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35개 시중은행 및 국책은행의 행장들은 1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임창열(林昌烈)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과 자금시장안정 대책회의를 가진 뒤 이같이 결의했다. 은행장들은 △기업에 대한 기존 대출(신탁계정의 기업어음 포함)의 만기를 원칙적으로 2개월 이상 연장하고 △기업대출 규모를 최근 금융시장이 위축되기 이전의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상업어음 할인, 수출환어음(DA)담보대출, 수출 결제자금,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을 우선 지원해 자금시장 기능을 살리고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기로 합의했다. 산업은행 장기신용은행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 수협 축협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과 지방은행도 모두 이에 동참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신복영(申復泳)서울은행장은 『각종 대출만기는 13일부터 당장 각 은행이 연장하기로 했다』면서 『자동연장은 아니며 대출기업측이 은행에 나와 담당직원과 협의만 거치면 된다』고 말했다. 신행장은 또 『최소한 11월말 수준으로 대출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며 『고장난 금융시스템을 복구하기 위한 것이므로 은행뿐 아니라 종합금융사 등 전 금융권이 동참해야 결실을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금융통화운영위원회는 이날 오전 긴급 회의에서 자금시장의 회복을 위해 총11조3천억원의 자금을 은행 종금사 증권사 투자신탁사 등 금융기관에 지원키로 했다. 자금지원 규모는 △은행권에 7조3천억원 △증권사에 2조원 △종금사와 투신사에 각각 1조원씩이다. 한은은 업무정지 중인 14개 종금사에 묶인 은행들의 콜자금 7조3천억원을 풀기 위해 4조6천억원을 평균 콜금리보다 1%포인트 낮은 금리로 은행에 대출키로 했다. 나머지 2조7천억원은 은행신탁계정이 가진 국공채를 현금으로 사주는 방식. 증권사와 종금사에는 각각 한국증권금융과 신용관리기금을 통해 평균 콜금리로 유동성 부족자금을 대출하며 투신사에는 보유 국공채를 사들이는 방법이다.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