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저녁의 제3차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는 투표일을 불과 나흘 앞두고 개최되는 마지막 토론회다. 따라서 이날 토론회에서는 각 후보들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쟁점들을 집중 제기할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국가 경제위기가 한층 고조되는 시점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3차 토론회의 주제는 사회 문화분야. 그러나 현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경제현안과 병역문제, 사채조달논란, 후보건강문제 등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에서는 우선 국제통화기금(IMF)재협상논란과 경제파탄책임론 등 경제분야 쟁점이 뒤얽히면서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 확실시된다. 13일의 청와대 영수회동에서 벌어진 후보간 설전에서도 이같은 기류는 분명히 드러났다.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후보는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후보의 재협상 주장이 금융공황을 부채질했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에 전력투구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김대중후보는 『「재협상」은 추가협상의 의미』라고 해명하면서 경제파탄의 근본적인 책임은 이회창후보 등 기존 여권이 져야 한다는 논리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이회창후보 두 아들의 병역문제와 관련해서는 병무청직원 이재왕(李載汪)씨의 「양심선언」이 새롭게 대두할 이슈. 이후보 장남 정연(正淵)씨의 고의감량의혹에 대한 김대중후보와 이인제(李仁濟)국민신당후보의 연합공세와 이에 맞선 이회창후보의 매수 주장이 뜨겁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보 차남 수연(秀淵)씨의 「키재기」에 따른 이인제후보 사퇴논란도 관심거리다. 한나라당의 5백억원 사채 조달추진 사실도 주요 쟁점이다.김대중 이인제후보가 『막판 금품살포의도』라고 협공하면 이회창후보는 『운영비조달을 위한 것』이라고 맞설 것이다. 건강문제에 대해서는 이회창 이인제후보가 김대중후보의 건강진단결과 등을 물고 늘어질 전망이다. 다만 국난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말싸움만 벌인다는 비난여론이 제기될 가능성을 세 후보가 얼마만큼 의식하고 상호 공격의 수위를 조절하겠느냐가 토론회의 열도(熱度)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 같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