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드컵 본선 「1승 제물」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팬들의 성화에 못이겨 감독교체를 단행했던 멕시코가 첫 시험무대에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12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3회 대륙간컵축구대회 첫경기에서 호주에 1대3으로 무너졌다. 98프랑스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도 예선경기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이유로 유고출신 명장 보라 밀루티노비치감독을 마누엘 라푸엔테 감독으로 교체한 것이 화를 자초했다는 분석. 호주는 이란과 마지막 본선티켓을 다투다 탈락한 팀. 때문에 멕시코의 패배는 한국에 상당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물론 한번의 패배로 전력을 속단하는 것은 무리. 그러나 단순한 패배보다 감독교체 후유증을 노출시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임 라푸엔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보름남짓밖에 되지 않았지만 북중미 지역예선을 통해 상당기간 호흡을 맞춰온 팀이 갑작스레 전력이 떨어졌다고는 보기 어렵기 때문. 이는 무리하게 사령탑을 교체한데 따른 팀 동요의 증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라푸엔테 감독은 91년 처음 대표팀을 맡았다가 제1회 골든컵축구대회에서 미국에 져 중도퇴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인물. 감독교체 여파로 휘청거리는 멕시코. 본선 1승제물을 찾는 한국은 이제 확실한 공략대상을 찾은 셈이 됐다. 〈이재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