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교동 여진숙(呂眞淑·30)씨는 거주자우선주차제 때문에 많은 피해를 겪고 있다. 여씨가 사는 서교동은 아직 이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으나 길건너 동교동에서 지난해말부터 거주자우선주차제를 실시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여씨 집 부근 골목길은 이 때부터 차량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이곳 주민들은 처음에는 주변 사무실 때문에 골목길이 붐비는 것으로 알았으나 얼마되지 않아 동교동의 거주자우선주차제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얼마간은 집주인들은 집앞에, 세입자들은 조금 떨어진 서교초등학교 담 옆에 주차했지만 구청에서 그나마도 주차를 금지하면서 동네 분위기도 확 변했다. 옆동네에서 주차할 곳이 없어 「월경(越境)」하는 차들로 주차난이 심각해지자 이웃집 앞에 차를 세워놓지 못할 정도로 「주차 인심」이 험해졌다. 여씨는 『골목에 차소리가 나면 이웃들이 모두 창문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내다 본다』면서 『주차문제에 관한 한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섬뜩한 분위기가 감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웃집 앞에 세워놓은 자동차 네 바퀴를 누군가 펑크를 내 모두 교체한 적도 있다』면서 『두달전부터는 아예 주차장이 넓은 시댁에 세워놓고 주말나들이에만 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로 이사갈 때까지 차를 팔아 버리려고까지 생각했다는 여씨는 몇년 동안 무사고운전으로 할인된 자동차보험료가 다시 비싸진다는 얘기를 듣고 차를 처분할 수가 없었다며 씁쓸해 했다. 〈정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