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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이다운/유치원 음악회,비싼 드레스준비 요구

입력 | 1997-12-18 08:58:00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하루는 음악회를 한다며 『남자애들은 연미복을, 여자애들은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값도 값이지만 아이들에게 무슨 연미복이며 드레스인가 싶어 유치원으로 전화를 했다. 『다들 그렇게 한다. 돈이 없으면 빌려 입혀도 되지 않느냐』며 별 대수롭지도 않은 일로 전화까지 했느냐는 투로 대답하는 게 아닌가. 남들 다 입힌다는데야 어쩌랴. 값을 알아봤더니 15만∼25만원이요 빌리자 해도 5만원이나 된다는 얘기였다.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아들에게 평상복을 입혀 보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이는 잔뜩 주눅든 듯 온종일 말이 없었다. 예닐곱살 유치원생에게 한번 입히자고 20만원씩 하는 연미복과 드레스를 준비하라는 유치원측에 문제가 있다. 엄청난 사교육비에 시달리면서도 남에게 뒤질세라 없는 살림에 무리를 하는 부모들도 딱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이다운(서울 종로구 삼청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