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당하느니 스스로 구조 조정을 서두르자」. 새정권 출범시 재벌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계는 이에 대비해 재벌그룹간 자율조정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 삼성 LG 대우 선경 등 5대그룹을 중심으로 한 주요 그룹 사이에선 새정권이 재벌구조에 「칼」을 들이대기 전에 스스로 구조조정을 마무리져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또 일부 재벌들이 구조조정 논의에 소극적인 만큼 대통령 당선자가 재벌총수들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중재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 당선자가 구조조정 내용에 대해 간섭하지는 말아달라는 게 재계의 주문. 전경련은 내년 1월8일 신년 30대그룹 회장단회의에서 재벌그룹끼리 중복투자업종을 서로 주고받는 「전략적 구조조정」을 논의,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들이 주로 논의할 중복투자업종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전자 등 5대재벌이 거의 대부분 참여하고 있는 분야. 문제는 구조조정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재계 내부에서 아직 본격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 30대그룹 총수들은 매년 연말 송년모임을 갖고 재계현안을 논의해왔으나 올해는 5대그룹 총수들이 「경제난」을 이유로 모임에 소극적인데다 재계 구심점이 돼온 최종현(崔鍾賢)전경련회장도 건강문제로 활동이 부진해 연내 모임은 어려운 상황.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