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97대선/선거비용 얼마나?]국민신당『홍보비가 80%』

입력 | 1997-12-18 20:10:00


《미디어선거의 원년으로 기록된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홍보비가 선거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돈을 쓸 때보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이 선거비용의 계산과 신고과정이다. 만약 법정선거비용을 일정액 이상 초과했을 때는 당선무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 당이 이번 대선에 쓴 비용과 선거비 실사방법 등을 알아본다.》 ▼ 국민신당 ▼ 이번 대선에 쓸 수 있는 법정선거비용은 3백10억여원이지만 국민신당은 4분의 1가량밖에 못썼다. 쓸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신당 박범진(朴範珍)사무총장은 선거운동기간이 끝나기 직전인 17일 밤 공식적으로 사용한 선거비용은 어림잡아 1백여억원선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외상으로 처리한 신문광고비와 각종 홍보인쇄물 비용까지 포함돼 있다. 선거비용 자체가 적어 한나라당과 국민회의의 홍보비용이 전체 선거비용의 60%를 차지했지만 국민신당은 80%를 넘었다. 국민신당은 법정 홍보물중 현수막 선전벽보, 책자형 및 전단형 홍보물에 총 23억원을 썼다. 이중 외상값이 18억원. 신문광고비도 29억원이 들었다. 이 돈도 10%이상 득표를 했을 때 받게 되는 국고보조금을 다른데 쓰지 않고 곧바로 지급하겠다는 어음보증을 해주고 전액 외상으로 처리했다. 따라서 국민신당은 국고보전이 안되는 TV와 라디오광고는 엄두를 내지 못해 단 한차례도 하지 못했다. TV연설은 후보연설 3차례(약 8억6천만원), 찬조연설 4차례(9억4천만원)에 모두 18억원 정도가 들었다. TV연설은 각 방송사가 방송을 내보기전 현금지급을 요구하는 바람에 후보와 찬조연설을 한차례씩만 계획했다. 그러나 이인제(李仁濟)후보와 박찬종(朴燦鍾)선대위의장의 TV연설에 대한 반응이 좋자 조금 늘린 것이다. 비용은 입당한 이병호(李丙昊)변호사등으로부터 국고보조를 받으면 반드시 갚겠다는 각서를 써주고 9억여원을 급히 마련했다. 이밖에 중앙당 사무처요원 2백99명에게는 60만∼1백만원씩 단 한차례만 활동비를 지급했다. 여기에 2억여원이 들었다. 그 돈은 턱없이 모자란 것이어서 사무처 직원들은 거의 자원봉사자처럼 일했다. 식사는 당사 주변 식당에서 식권을 주고 외상으로 먹을 수 있도록 했으나 당의 자금사정이 안좋다는 사실을 안 일부 식당은 아예 식권을 받지 않기도 했다. 또 시도지부와 전국 지구당(2백48개)에는 플래카드 비용으로 단 한차례 1백50만원과 12만원씩을 내려보냈다. 더 주고 싶어도 줄 돈이 없었다는 것이 재정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민신당은 10%이상 득표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렇게 되면 사후정산을 거쳐 60억6천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게 된다. 따라서 자체적으로는 40여억원으로 대선을 치른 셈이다. 국민신당은 당초 창당초기에 불필요한 지출을 많이 했고 11월초 「YS신당설」이후 자금줄이 끊겨 더 어려움을 겪었다. 의도했든, 안했든 간에 그야말로 「깨끗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최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