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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보신용 동물 수입」 달러 물쓰듯

입력 | 1997-12-21 20:43:00


달러화 부족으로 초래된 경제위기 속에서도 일부 부유층 호사가들의 수요를 노린 고가(高價)의 애완동물과 보신용 동물의 수입이 계속되고 있다. 국립동물검역소 서울지소에는 20일 애완용 미국산 족제비 50마리와 고슴도치 2백마리가 최초로 수입됐다.마리당 수입원가가 60달러인 족제비는 몸에서 나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 모두 거세(去勢)한 채 들여왔다. 이 때문에 수입 족제비는 국내에서 번식이 안되는 만큼 애완용 족제비에 대한 국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계속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고슴도치는 마리당 15달러로 수입 도중 폐사할 가능성이 높아 수입업자가 부담하는 운송비가 수입가격의 두배나 더 든다. 국내 부유층이 즐기는 고급 요리와 의복의 재료로 이용되는 타조는 우량종의 경우 최고 1만6천 달러를 호가한다. 올해 사육용 타조는 2백여마리가 수입돼 수입원가만 3만달러를 넘었다. 이밖에 최고 1만달러나 하는 호주 뉴질랜드산 사슴도 보신용 사육과 번식을 위해 전용 항공기까지 동원돼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애완동물과 보신용 동물 수입업자들은 대부분 동물이 도착한 뒤 송금환으로 수입대금을 결제하고 있어 최근 수입동물의 국내가격은 올 상반기보다 두배나 올랐다.이처럼 수입동물이 고가인데도 불구하고 한 수입업자(36)는 『국내 수요가 충분해 팔리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장담했다. 한편 공항 관계자들은 『달러화가 부족해 기업들이 원자재를 제대로 수입하지 못하는 형편인데 무분별한 동물 수입으로 외화를 낭비하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위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