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시에서 정년퇴직한 기능직 공무원 정용도(鄭龍燾·61)씨는 깨끗한 수돗물을 만드는 일에 평생을 보냈다. 40년 2개월 동안 노량진 정수사업소에서만 일해온 정씨는 이날 정년퇴임식을 마친 뒤 『힘들었던 일이라 시원할 줄 알았는데 섭섭한 마음이 더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공직에 첫 발을 내디딘 때는 57년. 당시에는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때라 수돗물에 탈 염소 등 약품도 주한미군에서 지원을 받았다. 그는 『지금은 모두 기계화돼 생석회 약품 등을 모두 기계로 정량투입하지만 50,60년대까지만 해도 일일이 손으로 대중해가며 넣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퇴임 전날까지도 취수장에서 끌어온 한강물에 약품을 넣고 침전 여과과정을 감독하는 일에 매달릴 정도로 열심히 일해왔다. 그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 그는 『집에서도 수돗물을 그대로 먹고 있는데 안전하지 않다면 수돗물을 먹겠느냐』고 반문한 뒤 『수돗물을 하루 2ℓ씩 70년동안 계속 먹어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