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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마주보기]19C초 러 귀족사회의 격동적 변화

입력 | 1997-12-24 08:07:00


▼「전쟁과 평화」 KBS 연중기획 「시청자가 뽑은 다시 보고 싶은 영화」에 오른 4시간짜리 대작 드라마. 오드리 헵번, 헨리 폰다 주연.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를 침공한 1812년 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러시아 귀족사회의 격동적인 변화를 담았다. 톨스토이의 원작 「전쟁과 평화」는 러시아와 미국 등지에서 시대상에 따라 여러 각도로 영화화했지만 이번 작품은 원작자의 의도를 충실히 반영한 경우에 속한다. 백작 가문의 서자인 피에르는 유학에서 돌아온 뒤 아버지의 유언으로 전재산을 상속받는다. 그 재산에 탐이 난 쿠라긴공작은 그에게 접근, 딸과 결혼시키지만 두 사람은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헤어지고 만다. 볼콘스키 공작 가문의 청년귀족 안드레이는 오스트리아 전투에 참전한 사이 아내가 출산중 숨지자 깊은 실의에 빠진다. 그는 우연히 생기발랄한 귀족 아가씨 나타샤를 알게 돼 사랑에 빠지지만 잠시 외국으로 나간 틈에 바람둥이 아나톨리에게 나타샤의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1812년 나폴레옹이 러시아로 진격해 들어오자 안드레이는 분연히 참전하고, 나타샤에 대한 미련을 못버린 채 쓸쓸히 숨져간다. 전쟁의 와중에 나탸샤는 아나톨리와도 헤어지고 실의에 빠지지만 자신을 따스하게 보호해주던 피에르를 만나 위안을 얻고…. 오드리 헵번이 연기한 나타샤를 통해 「바람과 함께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의 전생(前生)을 보는듯한 인상을 받는다. 〈권기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