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2000년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고령화사회 기준인 전체 인구의 7%선을 넘어서게 된다. 이에 따라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실버산업이 미래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실버산업은 아직 초보수준이다. 그동안 저소득노인들에 대한 사회보장차원이 아닌 중산층 이상을 겨냥, 사회복지법인이나 개인이 세운 유료노인복지시설은 88년 수원시에 들어선 유당마을을 비롯해 모두 17곳이다. 정원은 1천5백여명이지만 현재 수용인원은 6백여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 시설도 기본적인 숙박 의료시설만 갖춘 곳이 많아 안락한 노후생활을 약속하는 실버타운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본격적인 실버타운 건설이 시작된 것은 영리법인의 참여도 가능해진 93년 이후. 대기업들의 실버타운은 경남기업이 성남시 분당신도시 구미동에 99년 완공 목표로 조성중인 「시니어타운」, 삼성생명이 96년 9월 용인시 기흥읍에 착공한 「노블카운티」 등이 대표적. 또 송도병원이 서울 도심인 중구 신당동에 98년 5월 완공예정으로 짓고 있는 14층짜리 서울실버타워에는 건강진단실 성인병센터 수영장 등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같이 고급 실버타운이 대도시근교 또는 도심에 자리잡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대다수 노인들이 자녀들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것을 꺼리고 은퇴한 뒤에도 도시의 각종 편의시설 이용을 원하기 때문. 그러나 이 실버타운들은 입주보증금 관리비 등 비용이 웬만한 중산층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비싸 재력있는 노인만이 입주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대기업들이 계획했던 실버타운 조성이 연기되거나 성사여부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인구의 고령화로 실버타운 수요는 반드시 증가하게 돼 있어 일시적인 고비를 넘기면 다시 활성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동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