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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김철영/中高 유학생 특례입학 한시 허용을

입력 | 1997-12-29 09:15:00


해외 유학생을 둔 학부모들이 가중되는 유학비 송금 부담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고등 유학생 중 상당수가 국내로 돌아오고 싶어도 상급학교 진학에 따른 불안감으로 오도가도 못하고 고민하고 있다는 상담전화가 요즘 부쩍 많아졌다. 90년대 초 불기 시작한 중고생 해외유학 바람으로 유학중인 중고등 유학생은 현재 1만5천명에서 2만명 가량. 1인당 유학비용은 달러당 1천4백원 기준으로 연평균 4천1백만원으로 총 5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하에서 엄청난 외화송금 부담이다. 이들 유학생은 부모를 동반하기보다 홀로 체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국내대학 진학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유학을 떠났다. 정부의 무분별한 국제화 세계화와 국내의 열악한 교육현실 및 불안한 대학입시제도 등도 어린 중고생의 해외유학을 부채질했다. 그러나 경제사정은 유학을 떠날 때와는 달리 너무 열악하다. 외화를 한푼이라도 절약해야 할 형편이 됐고 많은 중고등 유학생이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될 정도로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조기귀국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희망하는 대학에 한해 특례입학 자격을 한시적으로 주는 방안을 제안한다. 다행히 96년 「재외국민자녀 특례입학규정」이 개정돼 그동안 외교관 상사원 교포자녀에 한해 주어졌던 자격범위가 현지 자영업자 선교사 체류자자녀 등에게까지 대폭 완화되었고 특례 입학정원이 남아돌고 있다. 97학년도 전국 대학의 특례입학 정원은 4천6백여명이었으나 실제 입학자는 1천1백80명에 불과했다.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대학이 특례정원 미달 상태였다. 최근 정부는 해외유학생이 국내 대학으로 되돌아오기 쉽도록 편입학 시험과목 중 영어과목을 유학국 언어로 대체하도록 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많은 대학이 해외유학생을 적극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자율로 해외유학생 특례입학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에게 특례입학을 허용할 경우 불안한 유학생활을 하는 대다수의 중고생이 조기 귀국함으로써 외화낭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대학이 언어나 문화분야 등에서 이들의 경험을 적극 활용, 세계화시대의 국가적 재목으로 키울 수도 있다. 시행기간을 한시적으로 정하되 각 대학별로 자율에 맡겨 시행하면 된다. 대학은 기존 특례입학 자격기준을 근거로 내부규정을 만들면 된다. 김철영(세한해외귀국자녀교육 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