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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목판화에 담은 우리네 멋과 맛…김봉준 개인전

입력 | 1997-12-30 07:45:00


김봉준(43). 줄곧 우리의 생활공동체를 주제로 판화와 붓그림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다. 가족 인간 마을 놀이…. 이는 그가 즐겨 그려온 작품소재들이다. 그가 새해 두곳에서 목판화전을 연다. 내년 1월3∼31일 경기 부천 중동 부천LG갤러리, 1월16∼3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아트 스페이스. 해맞이 길놀이, 까치와 호랑이, 당산굿, 꽃놀이, 나무그늘학교, 호미걸이, 달맞이, 마당놀이, 소년미륵, 가족, 호박꽃….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얘기들로 한결같이 단순하면서도 질박한 맛을 풍긴다. 출판사 민음사가 신년달력용으로 제작한 판화원화 12점도 함께 전시된다. 『나는 내 목판화가 그러기를 바랐다. 달고 쓰고 맵고 떨떠름한 인생사를 그 자체로 요란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닌, 온갖 맛을 시금털털하게 만드는 김치 된장국 고추장처럼 그저 그렇게 별나지 않게 오래도록 우리네 살림곁에 녹아있는 그런 판화를 하고 싶었다』 그는 대학시절(홍익대조소과) 금어스님으로부터 탱화와 민화를 배웠고 탈춤과 풍물도 공부했다. 결국 이것이 그의 미술작업의 바탕이 됐다. 그는 이같은 우리의 전통예술에서 미적원리로 신명론을 추출해냈고 목판화 등을 통해 이의 창조적계승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이를 토대로 지금까지 목판화전 1회 회화전 8회를 가졌다. 미술동인두렁전 미국 아티스트스페이스전 광주비엔날레특별전 한국현대미술전 등 수십회의 기획초대전에도 참여했다. 현재 강원 원주시 문막 진밭산골에서 화실을 하고 있으며 동아일보연재소설 「하일지판 아라비안나이트」의 삽화를 맡고 있다. 평론가 윤범모는 『이 목판화전이 각박한 시대에 따뜻한 우리의 공동체문화를 되살려 한국적 정체성을 일깨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02―734―1020 〈송영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