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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국립-유니버설 발레단 대조적 「호두까기인형」

입력 | 1997-12-30 07:45:00

유니버설발레단의 「인형의 춤」


발레 「호두까기인형」이 올해도 세밑을 장식했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으로도 유명한 「호두까기인형」은 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도 불구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입석표까지 매진되는 등 국내공연으로서는 흔치않게 흑자를 기록했다. 국립발레단 공연(23∼28일)과 유니버설발레단공연(18∼25일). 두 작품은 여러면에서 대조적이었다. 국립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버전은 1막2장부터 성인이 된 클라라와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인형이 극을 이끌어 간다. 이에 비해 유니버설발레단은 마리우스 프티파의 오리지널 안무에 충실해 소녀 클라라가 계속 내레이터로 등장한다. 바이노넨 안무는 국내 무대에 잘 소개되지 않았던 것으로 프티파나 이바노프의 안무에 비해 이야기의 흐름이 논리적이고 춤동작이 다양한 것이 특징. 국립발레단은 2막 「과자의 나라」 중 사탕요정과 호두까기인형의 2인무장면을 사탕요정이 기사 5명과 차례로 춤을 추는 아다지오 6인무로 처리, 회전 도약 등 화려한 테크닉과 힘이 넘치는 춤을 보여줬다. 특히 이원국은 국내 최고의 테크니션답게 러시아 바가노바발레학교 출신의 신예 김지영과 선이 뚜렷하면서도 안정감있는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무대디자인이 평면적이고 그림으로 배경을 처리해 빈약한 느낌을 줬다. 「과자의 나라」의 캐릭터댄스 중 풀피리춤같은 비중있는 역을 발레학교 학생들에게 맡긴 것도 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는 입체감있는 공간활용, 화려한 무대장치와 의상으로 1막 성탄 전야의 축제분위기와 2막의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살리는 데 성공했다. 고전발레의 엄격한 틀을 지켜 전체적으로 무리가 없었으나 주인공이 소녀로 설정돼 있어 주역 무용수가 등장하는 부분이 많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