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일 오전 관영 중앙 평양방송을 통해 ‘당보 군보 공동사설’을 발표했다. 북한은 94년 김일성(金日成)사후 4년째 공동사설로 그 이전의 신년사를 대체했다. 올 공동사설은 새로운 대남정책과 경제정책의 제시 여부로 큰 관심을 모았으나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공동사설은 우선 남북문제와 관련, “단순히 정권이 교체되고 대통령이 바뀌어서는 남조선에서 변화될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며 “조국통일 위업을 하루빨리 실현하자면 남조선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사설은 이어 △반북대결정책의 연북(連北)화해정책 전환 △콘크리트장벽 제거 △국가보안법 철폐와 안기부 해체를 요구한 뒤 “우리는 이런 각도에서 남조선당국자들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그러나 김대중(金大中) 차기대통령이 대선직후 밝힌 남북정상회담이나 특사교환 제의 용의에 대해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차기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면서 한국의 정책전환 여부를 주시하겠다고만 밝혔다. 공동사설은 또 경제문제와 관련, “우리앞에는 커다란 경제적 난관이 놓여 있으며 경제건설은 새해에 최대의 힘을 넣어야 할 주되는 전선”이라면서도 개혁 개방정책 등 경제난 타개를 위한 이렇다할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식량난과 관련해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먹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야 한다”며 ‘종자문제 해결’ ‘이모작 농사’ ‘풀먹는 집짐승 사육’을 강조하는데 그쳤다. 결국 김정일은 당총비서로 추대된 뒤 처음 맞이한 해이자 정권수립 50주년이 되는 해임에도 경제난과 식량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비전이나 대안을 전혀 제시하지 못한 셈이다. 이는 그가 직접 신년사를 발표하지 못한 이유와도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