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피해를 둘러싸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 이란 아제르바이잔 카자흐 투르크멘 등 5개국. 러시아와 이란은 1921년과 1940년에 체결한 협정에 따라 카스피해를 호수로 규정, 연안 5개국의 석유 및 가스의 공동개발과 공동분배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카스피해 자국 연안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는 카자흐와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를 바다, 즉 내해(內海)로 규정해 자국 연안 수역내 단독 개발권을 주장하고 있다. 관련국은 96년 11월 이후 5차례에 걸쳐 실무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과 카자흐는 최근 자국내 유전 및 가스개발에 러시아와 이란을 참여시키는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극한 대립을 피하고 있다. 또 러시아와 이란을 경유하는데 따른 수송비 지급 보장방안도 제시, 개별 협상을 진행중에 있다. 양국은 또 연안에서의 국제컨소시엄에 의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주요 메이저들이 참여하는 국제사업에 대해 러시아가 최소한 무력행사는 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 아래서다. 실제 나이하르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대통령이 자국민에게 “러시아의 비이성적인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짱에서다. 따라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걸려 있는 카스피해의 법적 지위는 당분간 해결이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