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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통일독일사례 실질자 재교육]노는꼴 못본다

입력 | 1998-01-05 08:09:00


극심한 실업이 예상되는 요즘 실업자를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통일 후 독일의 경우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통독(統獨)당시 전문가들은 구동독지역의 실업률이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92년 이후 실업률은 16% 안팎을 맴돌았다. 이는 독일 연방정부가 27년부터 시행해온 실업보험기금을 활용, △휴업수당 지원 △직업전환훈련 지원 △고용창출사업 등 다양한 실업구제제도를 펼쳤기 때문. 이 가운데 직업전환훈련 지원사업은 우리가 눈여겨 볼 대목. 실업자는 해당지방 노동안정소(한국의 노동부 지방사무소)에 의무적으로 실직신고를 해야 한다. 노동안정소는 실업수당을 지급하고 전국에 연결된 직업소개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 능력에 맞게 세번까지 취업을 알선한다. 한국처럼 신청할 경우만이 아니라 의무규정이다. 그래도 실업자가 취업하지 않으면 실업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노동안정소는 또 실업자가 직업훈련기관에서 스스로 재교육을 받을 경우 교육비와 실업수당을 지급한다. 연방정부는 이를 위해 전국 1천8백여개소에 직업학교를 설립했다. 이와 함께 60만여개의 민간 사업체 중 1천8백여개 회사에서 사업장내 직업학교를 설립, 대학진학 청소년(30%)을 제외한 청소년과 실업자의 70%를 가르치고 있다. 이 직업학교는 일종의 산학(産學)협동체계인 이원화 직업교육훈련제도(DualSystem)에 따라 운영된다. 실기는 사업체에서, 이론은 직업훈련원에서 중점을 두고 교육하는 방식이다. 교과과정이나 교사의 수준도 대단히 높다. 전체 66만5천명의 교사 가운데 50%가 기능장이며 최근 항공우주산업과 관련된 교과과정을 개발할 정도로 신기술 교과과정이 많고 전문화돼 있다. 이밖에 연방정부는 인구 5천명당 1개의 사회교육센터를 개설, 평생교육에 힘쓰고 있다. 연방 중앙사회교육원은 매년 교육수요를 조사, 20명 이상의 학급단위로 반을 나눠 실업자의 직업전환훈련은 물론 교양 건강 취미생활 등 다양한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