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타임스 ▼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한국정부는 독자적으로 3백50억달러의 자금 조성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이에 관해 언급하기를 거부하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국의 충고에 대해 계속 껄끄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한국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산적한 외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은행단의 노력을 슬쩍 옆으로 비켜서는 행동이다. 한국은 3월말까지 장기전환 대상의 단기부채가 무려 4백억달러에 달한다. 전체 부채의 10%에 해당하는 지난 연말만기의 단기채무를 갚느라고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90억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한국정부는 지난해 12월에 1백억달러의 빚을 갚느라고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제공한 긴급자금의 절반이상을 써야만 했다.한국이 조성하려는 신규자금 내용은 이렇다. 1백50억달러의 신규자금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중 50억달러는 외환보유고를 높이는데 쓰고 1백억달러는 단기부채를 갚는데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단기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2백억달러에 달하는 정부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그처럼 많은 돈을 일시에 마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의 국가신용도 이미 정크(투자부적격)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빌리는 돈의 금리가 두자릿수로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한국정부의 이같은 계획은 살로먼과 골드먼 등 세계 최대규모의 채권투자가에게 의존하겠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이 자본시장에서 시중은행의 중요성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한국정부의 자문으로 위촉돼 서울을 다녀온 제럴드 코리건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한국의 문제가 국가신인도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자금부족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자신은 이번 사태에 대해 낙관한다”고 말했다. 〈5일자·정리·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