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김영삼(金泳三)대통령당선자의 대통령직인수위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요즘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의 인수위가 마치 ‘점령군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인수위 대변인이었던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의원은 “인수위가 점령군 같은 태도를 보여 공직사회에 위화감을 주고 있다”며 “많은 공직자들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정치행정분과위원겸 청와대비서실장 내정자였던 박관용(朴寬用)의원도 “인수위가 마치 식민지 개척단처럼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기구라고 착각하고있는것같다”고우려했다. 당시 정치행정분과의 최병렬(崔秉烈)의원 역시 “외환위기에 대한 김차기대통령의 대처방식은 한마디로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인수위는 ‘해서는 안될 일’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권인수위는 기본적으로 임기가 끝나는 정부의 인력과 예산을 정확히 넘겨받아 차기정부에 인계하는 것이 본업이며 의욕을 보인다면 차기정부 구성에 필요한 행정기구개편을 준비하는 선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최의원은 이어 “현 인수위가 주장하는 전 정부의 경제실정이나 지역민방 같은 비리의혹 조사는 정권출범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충고했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