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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제작비 2억여원… 가요계에도 「거품」몸살

입력 | 1998-01-09 08:23:00


작사작곡비 5천5백만원 녹음비 2천만원 밴드비 2천만원 미국녹음비(체재비 포함) 3천만원 의상비 3천만원 재킷 7백만원 잡비 6백만원 백댄서 5백만원 합계 1억7천3백만원. 어느 신인 가수의 최근 음반제작 명세서다. 1억7천3백만원. 홍보비를 포함하면 2억원은 간단히 넘는다. 이만큼의 돈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 결론부터 말해 곳곳에 거품이 많다. 이 돈의 10%도 안들여 만든 음반도 있다. 지난해 9월 저예산 음반의 기치를 내건 음반 ‘도시락 특공대’의 제작비는 1천여만원이고 ‘원데이 투어스’는 3백15만원. 그러면 무엇이 거품일까. 우선 작사 작곡비는 대표적 거품이라는 게 음반계의 진단이다. 곡당 2백만, 3백만원은 보통이고 1천만원을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 노래가 모두 히트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작가도 인기작가의 ‘단가’에 따라 덩달아 뛰기도 한다. 여기에는 물론 싱글 시장이 없는 한국 시장의 이상 구조도 한몫한다. 녹음 밴드비에서 한 연주자가 받는 돈은 3시간반 기준 30만∼40만원. 미국 녹음비도 거품이다. 녹음 장비는 한국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체재비가 이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껴야할 비용중 하나다. 이밖에 사진촬영 등을 포함한 재킷 디자인, 백댄서 비용도 화려한 외관을 위한 거품이 적지 않다. 앞에서 2억원을 들인 신인 가수는 25만장을 팔아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 25만장이라면 히트급. 그러나 히트할 확률은 불과 5% 남짓이다. 본전확률 5%에 투자하는 금액이 2억원. 엄청난 거품이다. 그러나 ‘떴다’싶으면 수천만원의 의상 협찬이 들어오고 콘서트 출연료도 1천만원이상으로 뛴다. 또 이적료도 수억원. 결국 거품 장세에 대한 투기 심리와 거품 투자가 맞물려 ‘거품 쳇바퀴’가 이어진다. 가요계도 이런 거품 상황과 관련, 자정 노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