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제조업 등 실물분야의 붕괴를 막기 위해 통화재정의 초긴축기조를 크게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총액한도대출로 수출환어음 담보대출에 5조원을 지원하는 등 수출기업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총유동성(M3)과 본원통화증가율을 1.4분기(1∼3월)중 당초 9%에서 각각 13∼14%, 14.9%로 완화, 자금경색을 풀어주기로 했다. 또 흑자재정 기조를 수정, 3조∼4조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는 적자재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올해 실질성장률을 당초 3%에서 1∼2%로 낮추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이내에서 9%로 대폭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실업률은 5%(실업자 1백만명)로 당초 3.9%(85만명)보다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재정경제원은 9일 IMF와의 추가협의를 통해 4차지원분 20억달러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이같은 내용의 ‘한국경제 프로그램에 관한 의향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정덕구(鄭德龜)재경원 제2차관보는 “추가 협의안은 내수부문을 보다 긴축하되 수출부문을 집중 지원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IMF는 3월말 현재 순외환보유고(NIR)를 81억달러로, 순국내자산(NDA〓본원통화에서 순외환보유고를 뺀 것)은 12조3천8백60억원으로 각각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부와 IMF는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안, 2월15일 5차지원분 자금인출시 거시경제에 대한 전망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수출기업지원과 관련, 한국은행은 수출환어음 담보대출에 필요한 원화자금을 연리 12%로 시중은행에 충분히 공급하기로 했다. 또 시중은행은 한은지원자금을 연리 15%로 수출기업에 지원하도록 했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수출환어음 담보대출규모는 현재 2천8백억원수준에서 5조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