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의 금융위기가 갈수록 악화하자 국제사회가 긴급대응에 나섰다. 연일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국가의 주요 통화들은 9일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았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8일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총리와 연쇄 전화통화를 갖고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강조했다. IMF도 이날 동남아 사태와 관련한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스탠리 피셔 수석부총재를 대표로 하는 조사단을 현지로 급파했다. IMF는 성명을 통해 “현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작업과 함께 IMF가 권고한 금융개혁의 가속을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성명은 또 “이번주말 동남아 국가 순방길에 오르는 IMF의 미셸 캉드쉬 총재도 한국을 거쳐 인도네시아를 방문, IMF와 약속한 경제개혁을 더욱 가속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 1만루피아선까지 무너졌던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이날 개장 직후 9천6백∼1만6백루피아선에서 가격이 형성됐고 싱가포르달러화도 90년 이래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링기트화와 태국 바트화도 개장초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8일 태국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바로 윗단계인 BBB―로 하향조정했으며 유럽―미국 채권 신용등급 평가회사인 피츠 IBCA도 9일 “인도네시아의 장기 외환 신용등급이 ‘BB+’에서 ‘BB―’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외신종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