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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생각하며]박상희/中企 흑자도산 막아야 한다

입력 | 1998-01-10 20:40:00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는 6.25 이후 초유의 혹심한 재앙이요 ‘사변’이다. 사상 최고의 환율폭등과 주가폭락 사태가 그러하다. 벌써 1백만명에 달한 실업자와 갑자기 절반으로 줄어든 국민소득(현재 환율기준) 또한 가공스러운 것이다. 금리는 40%로 치솟고 부도율은 무려 1%에 이른다. ▼ 은행선 대출연장 거의 중단 ▼ 지금도 날마다 3백∼4백개의 기업이 연쇄 도산하고 4천∼5천명의 실업자가 쏟아지고 있다. 전국의 주요공단 입주업체 중 30%가 이미 가동을 멈추었다. 쇼크와 파국의 규모가 너무 크다. 그야말로 공황적 상황이다. 거의 모든 기업인들은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막다른 골목에서 피를 말리는 하루살이 연명에 급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은행들은 기업 대출연장과 어음매입을 거의 중단하고 있다.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기 위해 자금회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건실한 기업의 흑자도산이 속출하고 있다. 중소 수출업체들마저 수출환어음을 할인받지 못해 경쟁력 있는 수많은 기업이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의 비상금 확보를 위한 ‘자금사재기’까지 겹쳐 중소기업 자금시장은 더욱 어려워진다. 문제의 해법은 은행과 기업이 다같이 사는 길을 찾는데 있다. 기업이 죽고 은행만 살아서도 안되고 부실기업을 살리느라 은행이 부실위험을 떠안아서도 안된다. 만약 건실한 기업을 마구 도산시키고 부실은행만 살아남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면 한국 경제의 개혁은 실패하게 되며 회복불가능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경제개혁은 이러한 금융과 실물간에 야기되는 필사의 구조조정을 어떻게 시장원리에 의해 합리적으로 진행시키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구조조정이란 다름아니라 망할 것은 빨리 망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의 통화긴축 고금리 고환율을 전제로 한 IMF처방도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단기간에 해치워야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나 빠르고 강도높게 닥치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