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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貨 평가절하땐 세계경제 엄청난 타격

입력 | 1998-01-11 21:20:00

고층건물 즐비한 베이징


지난 4일 프랑스의 AFP통신은 영국계 금융회사 IDEA의 분석가 재클린 옹의 발언을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98년에는 위안(元)화의 평가절하 압력이 있을 것이다. 평가절하가 이뤄지면 홍콩달러에 대한 투기압력이 발생할 것이며 아시아 금융위기는 심화될 것이다. 동남아의 평가절하는 중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켰는데 이는 중국의 성장률을 6%로 둔화, 대량실업을 유발한다. 중국은 결코 수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는 내용이었다. 중국정부는 즉각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동남아 각국은 오가는 이 말들에 속이 새카맣게 타고 있다. 작년 12월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한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은 참가국들에 큰 ‘선물’을 줬다. “인민폐 절하는 없다”는 공식발언이었다. 이 선물이 없어질 위기가 올 것인가. 작년 7월부터 시작된 동남아 외환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중 하나가 중국이란 사실을 웬만한 사람은 다 안다. 중국이 상품을 싼 값에 수출하는 바람에 동남아 국가들이 수출경쟁력을 잃었고 이것이 금융위기로 연결된 것이다. 현재 중국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90센트로 인도네시아(1.8달러) 필리핀(1.3달러) 태국(3달러) 한국(8.2달러)보다 엄청 낮다. 중국은 94년 화폐가치를 35%가량 떨어뜨려 선진국시장에서 동남아 국가의 상품을 몰아내기도 했다. 동남아 국가들이 외환위기를 극복하려면 당장은 외화를 빌리는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야 한다. 외화 확보에 국가적 명운이 달려있다. 세계가 불안해 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위안화가 평가절하될 경우 동남아 경제는 더이상 존립할 수 없다. 이 여파는 곧바로 일본으로 연결되고 즉시 전세계 외환시장을 요동치게 한다. 그렇게 되면 세계 경제도 타격을 입게 된다. 〈구자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