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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클리닉]김원규/하고픈 일 위하여『파이팅』

입력 | 1998-01-11 21:20:00


“아무리 IMF쇼크라지만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 우리팀에서 출근한 사람은 나 혼자뿐이라니….” 정과장은 기가 막혔다. 부산지점장 시절 회장님 가족휴가를 위해 무궁화 다섯개짜리 A호텔에 방을 잡으라는 특명을 수행하지 못해 찍혀 지내오다가 이사승진에서 거푸 물먹은 이부장은 ‘존심’상한다며 회사를 떴다. 환차손으로 5억원 까먹은 것이 찜찜하다고 되뇌던 유상무는 살생부에 올라 집에 있다. 미국에 가서 공인회계사(CPA)자격증을 따 와야겠다던 최대리는 아직 출근하지 않았고 미스 주는 함이 들어 오는 날이라며 월차를 냈다. 정과장은 6시반이 되기 무섭게 이부장이 차린 식당으로 갔다. 소주병 마개를 비틀면서 이부장이 얘기를 시작했다. 석달동안 ‘전백련’(전국백수클럽연합회)생활을 하며 찾아낸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바로 식당이라고. 회사에 다닐 때도 ‘서울에서 먹을 만한 집’하면 줄줄이 읊던 그였다. 지금 부인과 함께 일하면서 월 5백만∼7백만원이 주머니에 들어온단다. 지난 주말 야간 열차를 타고 동해안의 정동진에 가 ‘최민수 오뎅’을 먹고 강릉에 가 회를 시켰더니 마누라가 결혼 후 처음으로 소주잔을 입에 대며 좋아하더라고. 거나해져서 집에 온 정과장이 부인에게 흥얼거렸다. “여보 아침 다섯시에 깨워줘. 일곱시까지 회사에 나갈거야. 열심히 일하면 스물네시간이 모두 내 것이 될 날이 올거야.그러면 내가 ‘진짜’하고 싶고, 갖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을 위해 살거야.” 김원규(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