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한국 경제위기 3년내 극복할것』…귀임하는 駐伊대사

입력 | 1998-01-11 21:20:00


“한국이 지금 경제위기로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3년내에 이러한 위기를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3일 귀임하는 귀도 마르티니 주한이탈리아대사(61)는 “지난 4년간 경험한 한국인 특유의 친절과 희생정신, 그리고 자긍심으로 미뤄볼 때 한국은 이러한 위기를 틀림없이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나의 짐꾸러미에는 한국에 관한 갖가지 자료뭉치와 함께 매력적인 한국인 아내와 친구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가득하다”며 “재임기간중 양국관계가 모든 분야에서 크게 발전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간에 양국간 교역이 연 40억달러를 돌파한 것과 함께 이탈리아가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적극 지원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재임기간중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을 설치한 것을 가장 보람있었던 일로 꼽는다. “베니스시장을 수차례 설득하느라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관은 베니스비엔날레를 가장 빛나게 해주지 않았느냐”고 말할때 그의 볼은 어린이처럼 발개졌다. 마르티니대사는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조건의 이행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이탈리아가 마스트리히트조약의 이행조건을 수용하면서 겪었던 시련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99년 유럽단일통화 가입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이내로 줄이고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을 낮추는 긴축정책을 폈다는 것. “이 과정에서 국민은 생필품 가격인상, 연금지급 시기 연장 및 연금액 인하, 간접세 인상 등에 따른 고통을 감내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IMF체제에 따른 실업한파와 관련, “유럽의 모든 국가가 10%이상의 실업률로 고민중이고 실업자의 대부분은 청년층”이라며 “실업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도 역시 평생직장 개념이 강했던 나라이지만 해고나 감봉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법안이 지난해에 통과됐다는 것. 수년전 리라화의 가치하락 등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탈리아가 견실한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그는 “이탈리아 경쟁력의 핵심은 높은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군”이라며 “한국도 중소기업이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임지인 모로코로 13일 출국한다. 〈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