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씨(31·서울 양천구 목동)는 최근 서울 근교 Y리조트에 다녀왔다. 추석 때부터 보너스를 주지못한 회사에서 밀린 연월차 휴가를 모두 사용하라고 해 집에서 며칠 쉬다가 차비만 들고 스키장이 있는 Y리조트에 다녀온 것. H그룹 이모씨(27·마포구 신수동)는 퇴근 후 직장 근처의 만화방으로 간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친 지난해 11월 이후 야근이 없어져 퇴근 시간이 한두시간 빨라졌지만 집에 일찍 가봐야 할 일이 없기 때문. 수당이 없어지고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 요즘 “한잔 하자”는 말을 꺼낼 수도 없게 됐다. 결국 그는 대학시절 취미였던 만화를 다시 들게 됐다. 수입은 줄고 여가 시간은 오히려 늘어난 직장인을 일컬어 ‘IMF 백수족’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파트타임 실업자’로도 불리는 이들로 당구장 만화방 오락실 비디오가게 등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이 훈·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