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일정이 잡혔을 때 같은 기분이 들어요.” ‘98 사진영상의 해’를 맞는 신예 사진작가 정원씨(30)의 소감. 전시회 날이 잡히면 평소보다 서너배 정력을 쏟아붓는 것이 작가들의 생리. 전업 사진작가의 길을 걷는 사람으로서 그만큼 올해 사진영상의 해에 거는 기대와 부담감이 크다는 뜻이다. “상당수의 사진전은 선후배와 동료 동호인 등 사진인들만의 놀이마당 동네잔치로 끝나지요. 올해 사진영상의 해를 계기로 사진을 대중화 생활화하는 대전환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카메라 없는 집이 없고 사진이 안들어간 책이 없을 만큼 생활속에 자리잡은 게 사진이다. 하지만 사진을 ‘예술’로 대접해주려하지 않는 시각이 아직은 많다. 그래서 미술과 문학 음악 연극 등 다른 분야만큼 ‘팔리지’ 못한다. 학교 교육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거의 모두가 카메라를 사용하는데도 초중고교 12년간 사진 교육은 한시간도 없어요. 사진 작품을 보는 눈을 길러 주어야 합니다.” 사진예술이 대중과 멀리 떨어져 있는 데에는 물론 사진인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작가는 사진만 찍으면 된다는 것은 ‘촌스러운’ 생각입니다. 사진 전시회장을 보세요. 30초만에 나가버리는 사람도 있어요. 관객이 발을 멈추도록 재미있는 공간으로 꾸미려는데까지 생각이 미쳐야 합니다.” 전업 사진작가의 길을 가고싶어 한다면 마땅히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전시회 한번 열려면 대관료와 팜플렛제작비 인화 표구비 등 5백만원은 듭니다. 그나마 사진 전시회장은 잡기도 어렵습니다.” 최근 사진 전문수집가가 생기고 사진작품 전문갤러리도 등장하고 있지만 사진인들이 마음놓고 쓸 수 있는 편안한 전용공간이 아쉽기만 하다. 일본 니혼대에서 5년 가까이 사진예술을 배운 정원씨는 지난 7일부터 ‘천사잃은 날개’란 제목의 사진전을 서울 여의도 동양증권빌딩 1층 서남미술전시장에서 열고 있다. 30일까지. 조만간 인터넷에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자신의 작품세계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좋은 카메라로 많이 찍기만 하면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요. 생각하면서 찍어야 해요.” 자동카메라 덕택에 노출이나 초점 등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 만큼 대상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라고 사진취미를 가진 일반인에게 충고했다. 〈조헌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