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지가 지면을 통해 젊은 한쌍의 사랑을 맺어줘 화제가 되고 있다. 타임스가 게재하고 있는 낱말찾기 퀴즈가 한 법률가의 애절한 사랑의 호소를 여자에게 전달해 이에 감복한 여자가 결혼을 승낙하게 된 것이다. 7일 타임스에 실린 퀴즈는 다른 독자들에게는 수요일마다 나오는 평범한 것이었다. 그러나 변호사 빌 가틀리브(27)와 브루클린 법대생 에밀리 멘델(24·여)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담긴 퀴즈였다. 에밀리를 사랑하면서도 수줍은 성격 때문에 구혼을 하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던 빌은 연인이 낱말찾기 퀴즈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를 통해 구혼을 하기로 했다. 혼자 문제를 만드느라 고심하던 빌은 타임스의 퍼즐담당 편집인을 찾아가 자문했다. 편집인은 그의 아이디어가 대단히 재미있다고 생각해 아예 그 상황을 문제로 만들어 신문에 내기로 했다.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시인 디킨슨의 퍼스트네임은 무엇인가”. 대답은 여자의 이름과 같은 에밀리. 또 빌의 이름을 떠올리게 하기 위해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최고 경영인의 이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넣어 빌 게이츠라는 답이 나오게도 했다. 퀴즈는 음악 소설 국제문제 역사에 이르기까지 온통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를 대답하게 한 뒤 “92년 폴라 압둘의 최대 히트곡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끝났다. 정답은 “나와 결혼해 주세요.” 퀴즈 게재날짜를 미리 통보받은 빌은 그날 에밀리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고 슬그머니 타임스를 내밀었다. 에밀리는 문제를 풀어 나가면서 자신의 이름과 빌의 이름이 등장하고 청혼을 하는 내용이 나오자 놀라 사연을 물었다. 그리고 빌이 구혼을 위해 신문사를 찾아간 사실, 타임스가 제의를 받아들인 사실을 듣고는 감격해 울먹이면서 그 자리에서 결혼을 승낙했다. 이 소식은 단연 뉴욕 최고의 화제로 등장했다. 텔레비전 방송은 다투어 두 사람을 등장시키고 있다. 타임스도 두 사람의 결혼사실을 간략하게, 그러나 눈에 잘 띄게 편집해 12일 보도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