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80년대 미국망명시절 한 중국인 여류학자와 깊은 학문적 우정을 나눠온 사실이 밝혀져 화제. 홍콩의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周刊) 최근호는 김차기대통령이 83년 미국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센터 연구원으로 망명생활중 만난 중국인 장수추(張素初·69·뉴욕시 사회복지업무 담당관)씨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장씨는 49년 공산당과 국민당의 담판시 국민당대표로 나섰다가 중국에 남은 중국국민당 장츠중(張治中)장군의 딸. 미중(美中)수교후 50대에 하버드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고 국제문제연구센터에서 근무하던중 당시 미국에 망명온 김차기대통령과 만나 연구센터의 동창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장씨는 “김차기대통령이 ‘중국은 대국이고 남북통일을 하려면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집권하면 중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중국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처음 만났을 때 김차기대통령이 ‘나는 당신들 중국인을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을 중국어로 했다”고 회고하고 “그의 중국어는 짧았으나 중문(中文)독서능력은 매우 뛰어났고 중국의 역사문화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김차기대통령이 써준 ‘사인여천(事人如天·사람을 하늘처럼 섬긴다)’이란 휘호를 지금도 뉴욕자택의 거실에 걸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김차기대통령이 유명정치가 티를 내지 않아 주위에서는 그가 학자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장씨는 “김차기대통령이 84년 말 ‘이듬해 초 귀국하겠다’고 밝혔을 때 재수감을 우려, 주변에서 만류하자 ‘민주발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귀국해야 한다’며 이를 강행했다”고 회고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