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a, 즉 힘은 질량과 가속도의 곱이다. 이것을 스키에 응용하면 리듬을 찾을 수 있다. 그네타고 내려올 때 자유낙하로 떨어지다 중력으로 가속도가 붙을 때쯤 힘을 가하면 더 큰 진폭을 얻듯이 스키도 이 리듬을 깨치는 순간 턴을 맘대로 할 수 있다.” 중급 스키어의 최대고민인 ‘쇼트턴’해결을 설명하는 박효훈씨(40)는 공학박사답게 물리학 원리를 원용해서 스키기술을 설명한다. 이미 아마추어 스키어들 사이에 입에서 입으로 유명해진 ‘엑스퍼트(Expert)스키어가 되는 비결’(삶과 꿈 발행)을 펴내고 ‘스키기술의 돌파구’라는 비디오(비엠 코리아 판매)까지 번역한 그는 일주일 중 닷새는 대전 대덕연구단지내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로, 겨울 주말이면 스키장으로 옮겨다니는 스키광. 정보통신을 전공하는 사람답게 인터넷에 따로 홈페이지를 개설, 스키기술을 상담하고 있기도 하다. 박교수는 원래 공부벌레. 운동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다. 그러다 미국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86년, 가족과 함께 등산을 하려고 무주에 놀러갔다 우연히 스키를 탔다. “살면서 그런 강한 자극을 느낀 적은 처음이었다. 속도감 리듬감…. 재미삼아 한번 탔는데 ‘바로 이거다’하고 홀딱 빠져 버렸다.” 그후 매년 틈날 때마다 평일야간은 물론 주말마다 스키장으로 달려갔다. 스키를 위해 술담배도 끊고 비시즌엔 다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조깅을 했다. 시즌 땐 휴가 6일 중 4일을 스키 타는데 보냈고 올해는 직장 10년 근속휴가 10일 중 절반을 뉴질랜드에 가서 스키만 탔다. 박씨 역시 스키를 배운 처음 1∼2년간은 강습도 받지 않고 이른바 ‘막스키’를 탔다. 그러다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자신이 좀 붙었다 싶으면 자세가 흐트러져 실수가 이어졌다. 강사를 찾아다니고 책을 들여다보고 비디오를 섭렵하기 시작했다. 점차 원리를 깨치기 시작하면서 그의 실력은 일취월장. “종교는 없지만 스키탈 때만은 이토록 아름다운 눈을 창조한 신께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그 눈위에서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스키를 타면서 ‘내가 살아있다’라는 강한 자신감을 얻는다.” 스키는 어려움에 닥쳐도 절망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길러주고 그 정신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구도의 장’이라는 게 그의 스키철학이다. 〈허문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