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업도 하루 앞을 장담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 그러나 ‘금융계의 사립탐정’인 신용조사업체들은 그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금융기관이나 사채업자들이 돈을 빌려주기 전에 과거 신용도를 더이상 믿을 수 없다며 신용평가회사를 통해 채무자의 신용상태를 샅샅이 살펴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신용조사업체인 K신용정보는 최근 수임건수가 30% 가량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대리점이나 하청업체의 신용도를 재확인하려는 대기업과 부실거래처에 대한 정확한 신용정보를 원하는 금융기관들이 많아졌다”면서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이름만 대면 무조건 대출받던 회사들에 대해서도 채권자들이 신용평가를 의뢰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채업자들이 중소기업이나 개인에게 대출해주기 전에 신용평가기관을 찾는 것도 새로운 현상. 사채업자들은 부동산을 담보로 내놓더라도 부동산경기 침체로 안심할 수 없어 신용조사를 의뢰하고 있다는 것. 신용평가회사들도 과거보다 훨씬 엄격하게 신용평가를 실시해 전체 의뢰건수의 40%에 불과했던 신용부실판정률이 50%를 넘고 있다. 〈권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