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를 해서 이사로 승진하더니 1년도 안돼서 대리점 부도로 ‘황태(황당한 퇴직)’를 당한 최이사가 퇴근 무렵 회사에 나타나자 여덟명이 생맥주집에 모였다. “아이구 최이사님, 나가시니까 오히려 ‘I’m Fine’이라면서요. 먹고 살 일 있으면 저도 좀 불러 주십시오.” “회사가 잘되려면 우리 사장부터 용퇴하셔야 하는데….” “요새 재미가 어때?” “IMF고스톱 치는 재미로 살지요 뭐.” 바로 옆 골목 삼겹살집. “모두 도와주셔서 잘 다녀왔습니다. 신혼여행 가니까 여자 있고 시간 있고 돈 있고 살맛나던데요.” “거참 오랜만에 IMF스트레스가 풀리는구먼.” “박대리도 장가가려고 넥타이 바꿨네.” “IMF덕에 A급 브랜드를 3만원에 다섯개 샀습니다. 매일 다른 걸 매고와서 보여드리죠.” “야! 여사원들 살맛나겠는걸.” “차 안 가지고 다니니까 진짜‘I’m Free’더군.” “경리팀 고생 많은데 2차는 저희가 맥주를 간단히 사죠.” “회사에 오래 다니다 보니 수출팀이 사는 술을 다 먹게 되는군.” 회사내에는 여러 모임이 있다. 학교동문회 산악회 사물놀이서클에 ‘겔포스’(Girl Force)팀까지. 그러나 크게 보면 단지 두 개의 클럽으로 나뉘어진다. 성공인클럽과 실패인클럽. 당신은 혹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패인클럽’에 가입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까? 김원규(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