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은 18일 “우리는 지금 ‘국제통화기금(IMF)터널’의 입구에 들어서고 있으며 진짜 어려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빚을 얻어 빚을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외국투자를 많이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차기대통령은 또 “나라가 이 지경이 되기까지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분노와 절망감을 느낀다”며 “취임후 빠른 시일 내에 왜 이렇게 나라살림이 거덜났는지 실상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오후7시부터 두시간동안 KBS MBC SBS 등 TV3사와 YTN 인천방송 등 케이블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국민과의 TV대화’에서 “새로운 경제질서가 자리잡기까지의 조정기는 우리 모두에게 무서운 시련기가 될 것”이라며 국민에게 뼈를 깎는 고통분담을 당부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위기는 선진국으로 들어가는데 꼭 필요한 관문”이라며 내일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라고 호소했다. 김차기대통령은 특히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도 우리 기업”이라며 투자유치여건을 조성하려면 획기적인 규제완화를 위한 법령정비와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정리해고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라 경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는 먼저 노 사 정이 하나가 돼야 한다”며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타협하고 양보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그러나 밀실결정이나 적당주의, 국민을 기만하거나 힘없는 사람들에게만 엄격하게 법집행을 해온 정치와 행정의 그릇된 관행은 단호히 타파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차기대통령은 물가문제와 관련, “환율인상에 따라 올해는 9%대의 높은 인상이 불가피하나 내년에는 5%대로 낮출 수 있다”며 공공요금을 인상할 경우엔 시민단체가 타당성을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엔 경상수지가 적자였으나 올해엔 30억달러, 내년엔 40억달러 이상의 흑자가 예상되며 성장률도 올해엔 2%에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5%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차기대통령은 국회의원수 감축문제와 관련해 “수보다는 의원 각자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역감정 해소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반드시 국민대화합 대통합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내가 정치를 잘해 국민의 공감을 얻으면 자연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자유문답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국민과의 대화에서 패널리스트는 물론 방청객과 시청자들의 질문이 대부분 경제문제에 집중, 우리 사회의 심각한 경제위기의식을 반영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앞으로도 언제나 겸허하게 국민의 소리에 귀를 열고 그 뜻을 받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성남초등학교 6학년생 김은주양의 편지를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파이팅, 국민여러분 파이팅”이라는 ‘닫는 말’로 국민과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