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부산하단체는 정부예산의 2.4배를 쓰고 있으며 ‘또 다른 지하정부’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이종찬위원장은 19일 국민회의 간부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부조직 개편에 이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정부산하단체까지 ‘손’을 보겠다는 암시로 볼 수 있다. 이위원장은 그러나 “현 단계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산하단체를 모두 개편할 수는 없으므로 새정부 출범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하 정부’라는 부정적 어감(語感)에서 읽을 수 있듯 ‘검토’는 ‘일시 유보’쪽에 가깝다.‘정부산하단체’라는 말이 어디까지를 말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재정경제원의 한 관계자는 “정부투자기관 출연기관 보조기관 등을 모두 포함하는 말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렇다면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각종 공사(公社)와, KDI 산업연구원 등 연구 및 비연구 출연기관, 농수산정보센터 등 보조기관이 모두 포함된다. 물론 이위원장이 말한 ‘정부예산의 2.4배’는 정부가 매년 지급하는 돈은 아니다. 정부가 보조하는 예산 외에 각 기관이 갖고 있는 자체운영비를 모두 합친 개념이다. 개념이야 어떻든 새 정부가 정부산하단체를 본격적으로 개편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