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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이야기/23일]눈발이 눈물이 되고 슬픔이 되고…

입력 | 1998-01-22 19:46:00


‘도시의 흉년’을 젖시는 눈 눈 눈…. 대설(大雪)이 잦다.‘정리해고’의 이상기류를 들먹임은 시절 탓인가. 이제 짐을 꾸려야지.‘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던 정호승의 시가 귓전을 울린다.

떠나는 이에게. ‘잘 가게/뒤돌아보지 말게/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네//눈이 오는 날/가끔 들르게//바람도 무덤이 없고/꽃들도 무덤이 없네’

머무는 이에게. ‘보라/눈이 내린다/칼날과 칼날 사이로/겨울이 지나가고/개미가 지나간다/칼날 위를 맨발로 걷기 위해서는/스스로 칼날이 되는 길뿐/우리는 희망 없이도 열심히 살 수 있다…’

더러는 개고 더러는 눈발이 비친다. 어찌 그 속을 알꼬. 아침 영하12도에서 영하2도까지 내려갔다가 한낮엔 영상6도에서 영하4도까지 오르겠다. 어제보다 좀 차가울 듯.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