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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5시]장환수/KBO 자유계약제 「불평등조약」

입력 | 1998-01-22 19:46:00


‘우물안 개구리’가 엄마 개구리에게 물었다. “우물밖 세상은 어떤 곳인가요.” 엄마 개구리는 자신의 무식을 감추기 위해 짐짓 위엄을 갖추고 대답했다. “그곳에는 온갖 위험과 악이 도사리고 있단다.” 국내야구팬은 LG 이상훈의 미국행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를 정확히 모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종환 사무총장도, LG구단 최종준 단장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 법률소위원회의 속셈을 모르긴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훈에게는 도움을 주겠지만 이번 기회에 프로선수의 무분별한 해외진출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프로야구 이사회가 22일 열렸다. 이날 이사회는 메이저리그측이 한국에는 없는 ‘프리 에이전트’ 제도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레짐작이 팽배한 가운데 열렸다. 결국 이날 이사회는 10시즌 이상 뛴 프로선수에 한해 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주되 다만 이상훈만을 위해 ‘5시즌 이상을 뛴 선수는 구단의 동의를 얻으면 된다’는 특별조항을 마련했다. 그러나 과연 이날 이사회가 ‘이상훈 해법’의 맥을 정확하게 짚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LG가 이상훈을 보스턴에 내주는 과정에서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을 제외한 채 배타적 협상을 한 점이 문제가 된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이사회는 ‘이상훈 사건’을 빌미로 프로야구 선수의 잇단 해외진출을 막아보려는 구단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또 하나의 ‘불평등 조약’을 마련해줬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