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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차기대통령 『日 어업협정파기 모욕적』

입력 | 1998-01-23 08:17:00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은 22일 일본의 한일어업협정 파기 움직임에 대해 “50년 만에 한국의 민주정권 탄생을 앞둔 시점에 모욕적인 일”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차기대통령은 또 한일간의 과거사문제에 대해 “양국간의 불행한 과거를 확실히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며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인식부족을 비판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과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일본측이 한일어업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려는 것은 양국관계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본의 문제는 이웃나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차기대통령은 그러나 일본의 대중문화 개방에 대해서는 “문화쇄국주의만큼 자신에게 불리한 일은 없다. 문화유입을 금지할 경우 나쁜 문화만 들어온다”며 개방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차기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남북한 모두가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때”라며 남북정상회담개최에 의욕을 보였으나 “지금은 통일이 아니라 평화와 공존을 추진해야할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를 위해 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를 되살려 정경분리의 원칙아래 우선 민간차원의 경제협력 등 손쉬운 분야부터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차기대통령은 “북한정권을 전복시켜 흡수통일을 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지도 않겠지만 북한의 무력도발은 결단코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어 지난 73년 발생한 ‘도쿄(東京)납치사건’과 관련, “양국 정부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 KCIA(당시 한국중앙정보부)의 소행임을 양국이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공식적으로 ‘모르는 일’로 해온 것은 문제”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그는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와의 공동정권 구상을 묻는 질문에 “헌법대로 하면 된다”며 “헌법에 정해진 총리의 권한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은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 차기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루어졌으며 아사히신문의 마쓰시타 무네유키(松下宗之)사장과 오구리 게이타로(小栗敬太郎)편집국장 등이 참석했다. 〈임채청·김재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