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으로 구속돼 복역중인 박노해(41·본명 박기평·시인·사노맹 중앙위원)씨와 백태웅(白泰雄·36·사노맹 중앙위원장)씨가 새정부 출범에 맞춰 특별사면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법무부는 이들 외에 소설가 황석영(黃晳暎·54)씨 등도 특별사면할 방침이나 한총련 관련 구속자들은 이번 사면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22일 “인수위로부터 백씨 등 사노맹 관련자들에 대한 특별사면 방침을 전달받고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중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씨와 백씨 등은 오랫동안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해왔다”며 “본인들이 사노맹 활동을 깊이 반성하고 있어 인수위가 새정부출범 이후 대화합차원에서 특별사면을 해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노맹 관련자 이외에도 소설가 황씨를 포함해 구 정권하에서 구속된 시국 공안사범 중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하고 반성의 빛이 뚜렷한 재소자들이 특별사면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총련사건 관련자들은 반성의 자세가 미흡하고 실형선고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면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박씨 등에 대한 특별사면을 검토중인 것은 사실이나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확인했다.
‘얼굴없는 노동자 시인’으로 알려진 박씨는 91년 사노맹사건과 관련,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 구성 등)혐의로 구속돼 92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뒤 경주교도소에서 8년째 복역중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백씨는 93년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원주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황씨는 북한을 다섯차례 방문한 혐의로 93년 구속돼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박씨 등은 옥중에서 급진적 사회주의노선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박씨와 백씨, 황씨 등에 대해서는 문민정부 출범 이후 김수환(金壽煥)추기경 등 종교계와 문단, 인권단체 등에서 사면 건의를 수차례 했으나 반체제 사범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수형·공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