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채권은행단은 23일 오전(한국시간 24일 새벽) 열리는 한국외환협상단과의 2차협상에서 한국정부가 제시한 단기외채의 중기전환을 원칙적으로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외국은행이 금년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부채 2백50억달러를 1∼3년 만기의 중기부채로 전환하자는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이에 따라 23일 협상은 한국측 제안을 토대로 적용금리 등 조건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의 한 은행가도 “협상에 참석중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측이 ‘한국사태는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는만큼 지나친 요구를 해서는 안된다’며 한국측 제안의 수용을 촉구했다”면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이에 수긍하고 있다고 채권은행단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중기외채에 적용할 금리와 관련, 일부 유럽계 은행들이 한자릿수 금리를 제시하기 시작했으나 미국의 대형은행들은 계속 두자릿수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에서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채권은행단은 22일 각국 은행별로 한국측 제안을 검토하는 대책회의를 하면서 전화를 통해 한국대표단과 세부사항을 협의하는 등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준비를 했으며 2차협상 직전에 회동, 최종적으로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다. 2차 협상이 끝나면 김용환(金龍煥)수석대표와 유종근(柳鍾根)차기대통령 경제고문 등은 귀국하고 정덕구(鄭德龜)재경원차관보가 남아 채권은행단과의 협상을 계속하게 된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