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씨(45)는 중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에게 줄 선물로 어학학습용 무한반복 기능이 있는 오디오를 살 계획이다.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같은 값이라면 음악도 듣고 어학공부도 할 수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다.
자녀의 입학 졸업 결혼을 맞은 소비자들이 주로 구입하는 가전제품에 IMF 바람이 불고 있다.
IMF 체제 이전에는 한번 구입하면 10년정도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특성상 대형이나 고급형을 선호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형에서 소형으로, 고급형에서 보급형으로 추세가 변하고 있다.
전자제품 전문할인점인 전자랜드21은 23일 IMF시대에 적합한 알뜰 가전제품 구입요령을 제시했다.
첫째 살고 있는 집 크기에 맞는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20평대 집에 용량이 500ℓ가 넘는 냉장고를 들여놓을 필요는 없다.
둘째는 일반형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같은 크기와 용량이라도 일반형이냐 고급형이냐에 따라 20만∼30만원 가량 가격 차이가 난다. 고급형 제품에는 구입한 뒤 제대로 사용하지도 않는 기능이 많다.
셋째 일반 할인점이나 전자 전문할인점에서 구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전자 전문할인점은 시중보다 10∼20% 싸고 무료배달 예약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20평 크기의 신혼집에 들어가는 가전 혼수를 선정해보면 TV는 25인치가 적당하다. 거실 크기를 7∼8평으로 잡고 25인치라야 3m 정도 떨어져 시청할 수 있다.
VCR와 오디오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보급형 미니 컴포넌트가 적당하다. 냉장고는 맞벌이 부부가 일주일에 한번 쇼핑을 한다고 가정하면 460ℓ급이면 충분하다. 세탁기는 아기가 태어날 때에 대비해 3,4명분을 처리할 수 있는 8㎏ 정도면 된다.
전자랜드는 이런 식으로 TV VCR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오디오 전화기 등 7개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4백30만4천원이 드는 것으로 계산했다. 대용량 또는 고급형 일색으로 구비했을 때보다 71만여원을 절약할 수 있다.
전자랜드21 강남점 최정용(崔貞溶)점장은 “요즘은 직접 구입하기 보다는 가격조사를 하러 온 손님이 부쩍 늘었다”며 “매장에 대형보다 소형제품을 많이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