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을 꾼 것 같습니다.” 한양대 선수들은 넋이 나간 듯 했다. 때려도 때려도 걷어올리는 ‘찰거머리 수비’. 수비의 혼을 빼는 현란한 토스. 그리고 다양한 공격. 2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98한국배구슈퍼리그 2차대회 고려증권 대 한양대전. 세터를 제외한 주전 평균신장이 2m1에 달하는 국내 ‘최장신 군단’ 한양대. 1m96의 이병룡이 최장신인 고려증권.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팀’ 고려증권에게는 키의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고려증권의 3대0 완승. 고려증권은 1m79의 단신 세터 김병철이 블로킹으로 2점을 기록하는 등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전력을 십분 발휘하며 2차대회 3승째를 올렸다. 한양대는 1승2패. 승패의 갈림길은 1세트 5대6으로 고려증권이 뒤지고 있을 때. 경기 초반 한양대의 고공 폭격에 밀려 주춤거렸던 고려증권은 상대의 공격루트를 간파하면서 완벽한 수비로 승기를 잡았다. 오봉식이 한양대 손석범의 오른쪽 강타를 블로킹으로 끊어 6대6 동점을 만들었고 오봉식의 왼쪽 강타와 이병룡이 한양대 석진욱의 왼쪽 공격을 차단하며 8대6으로 간단하게 역전을 시켰다. 고려증권은 손재홍(8득점 15득권)이 왼쪽에서, 문병택(10득점 19득권)이 오른쪽에서 번갈아 한양대 코트를 두드리며 1세트를 15대11로 따냈다. 고려증권은 2세트들어 오봉식의 다이렉트 강타와 문병택 박선출의 블로킹 득점으로 6대1까지 앞서며 내달았다. 2세트를 15대9로 이긴 고려증권은 3세트도 15대9로 마무리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SK케미칼이 효성을 3대0으로 제압, 2승째를 올렸다. 〈부산〓권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