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브롱코스가 그린베이 패커스의 2연패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인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최강을 가리는 제32회 슈퍼볼이 26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퀼컴스타디움에서 내셔널콘퍼런스(NFC) 그린베이와 아메리칸콘퍼런스(AFC) 덴버의 단판승부로 치러진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쪽은 그린베이. 지난해 우승팀으로서의 노련미와 현역 최고의 쿼터백 브레트 파브(29)가 이끄는 공수의 짜임새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올시즌을 포함, 세번이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파브는 전설적인 쿼터백 스티브 영(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뒤를 잇는 차세대주자. 필드 구석구석을 꿰뚫는 폭넓은 시야와 송곳같은 패스가 일품이다. 최근 4년간 모두 1백45차례의 터치다운패스를 연결시켜 4년간 평균치로 마이애미 돌핀스의 댄 마리노(1백48차례)에 이어 역대 2위. 리시버가 조금이라도 오픈돼있으면 여지없이 패스가 날아든다. 이에 맞서는 덴버의 야전사령관은 백전노장 존 얼웨이(37). 87, 88, 90년에 슈퍼볼에 진출했으나 번번이 문턱에서 주저앉은 그로서는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자로 잰 듯한 20∼30야드 전진패스가 트레이드마크. 끊이지 않은 부상탓에 파브에 비해 힘은 떨어지지만 경기의 흐름을 읽는 감각과 노련미는 한수위라는 평. 실질적인 득점원인 러닝백의 싸움에선 테럴 데이비스가 포진한 덴버가 우위. 올 시즌 1천7백50야드를 전진, AFC 수위를 차지한 데이비스가 그린베이의 도르시 레번스에게 한발 앞선다. 그러나 노장 레지 화이트와 길버트 브라운으로 짜인 그린베이의 디펜스라인은 NFL 30개팀 중 단연 최강. 이에 반해 덴버의 수비는 허술한 편. 전문가들의 예상은 ‘2차례의 터치다운차(14점)로 그린베이의 낙승’. 그러나 와일드카드로 슈퍼볼까지 오른 덴버의 투혼이 이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희박하지만은 않다. 〈이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