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기업간 대규모 사업교환(빅 딜)이 비현실적이라고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외부전문 평가기관에 용역을 주는 등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의 의지,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 사회분위기 등 재벌개혁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상호지급보증 해소와 결합재무제표 도입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빅 딜대책〓재계는 여러 경로를 통해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빅 딜 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 삼성그룹은 당초 외국 전문평가기관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오는 4월 마무리짓기로 한 주력업종 선정작업을 다음달 24일 이전에 끝내기로 했다. 삼성은 자동차 반도체 중공업 등 주요업종 경영진들을 중심으로 빅 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중이다. LG그룹은 LG경제연구원에 빅 딜의 득과 실에 대한 이론적 검토와 함께 구체적인 빅 딜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대우그룹과 SK그룹은 당초 마련했던 구조조정안에 빅 딜 관련 내용을 보완, 설연휴(27∼29일)가 끝난 후 발표하기로 했다. 대우그룹은 24일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과의 단독회동을 마친후 회동결과를 반영한 구조 조정안을 마련키로 했다. ▼재계 불만〓노사정(勞使政)위원회(위원장 한광옥·韓光玉)는 23일 전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사흘째 10대 의제(37개항)를 타결하기 위한 협상을 벌였다. 이날 회의에서 사(使)측은 기업의 경영 투명성 방안과 관련,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 완전해소와 결합재무제표 도입을 2000년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또 “기업주의 사재(私財)출연은 각 기업에 자율적으로 맡겨야 한다”며 구체적인 원칙이나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사측은 “현재 결합재무제표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으며 기술적 회계기준을 고려할 때도 여러가지 개념이 맞지 않다”며 “준비기간을 감안할 때 99년부터 실시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사측은 또 “상호지급보증 해소문제도 오는 3월까지 자기자본 100% 이하로 축소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시행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빅 딜에 대해서도 “현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게 돼있다”며 “자칫 정부가 깊숙이 개입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다. 사업타당성과 기업간의 득실을 따져서 사업교환이 이뤄져야지 인위적으로 업종에 따라 한두개로 집중화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영이·김정훈·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