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멋낼 때가 아니에요.” 5년차 이하의 선수들은 머리를 길게 기르지도 못하고 ‘선머슴’처럼 하는 것이 실업여자배구의 오랜 전통. 올해로 실업 5년차가 된 현대여자배구팀의 김영화(22.1m79). 그는 이제 머리 단장 등 멋부리기에 신경을 써도 될 만큼 경력이 붙었다. 그러나 팀 우승을 이룰때까지 머리에 신경쓸 틈이 없다는 그의 투지는 대단하다. 2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데이콤배 98한국배구슈퍼리그 2차대회 여자부 현대 대 흥국생명의 라이벌전. 이곳 경남여고를 나온 김영화(7득점 9득권)는 랠리포인트로 진행된 5세트에서만 6점을 혼자 올리며 고향팬들 앞에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4세트까지 1득점에 그쳤던 김영화는 5세트들어 왼손 강타로 첫득점을 올렸고 이어 흥국생명의 주포 정은선의 강타를 블로킹으로 끊어 3점째를 기록하는 등 펄펄 날았다. 김영화와 김영숙(11득점 6득권)의 활약으로 14대12까지 앞선 현대는 이명희가 흥국생명 양숙경의 왼쪽 강타를 블로킹으로 차단, 승부를 마감하는 듯했으나 주심의 ‘더블 히트’ 선언으로 14대13. 현대는 흥국생명에 다시 1점을 빼앗겨 14대14 듀스가 됐으나 김영숙과 최혜영이 잇달아 강타를 꽂아넣어 결국 16대14로 경기를 마감했다. 〈부산〓권순일기자〉